2013년 7월 31일 수요일

껍데기는 가라 (신 동 엽 ) - 명시 100선 87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1967년>


- 신동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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