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6일 금요일

빈 집 ( 기 형 도 ) - 명신 100선 13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