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6일 금요일

즐거운 편지 (황 동 규 ) - 명시 100선 4



  즐거운 편지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름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괴로움 속을 헤멜때에 오래전 부터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서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 동 규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