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4일 목요일

식혜 -Rice desert drink, Sikhye

향기도 좋고 맛도 좋은 하고 많은 쥬스와 음료 가운데 식혜를 좋아하는 손자가 있어
며늘아기가 식혜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달라고 하네요.

입맛을 확 당기는 강한 향기나 자극적인 맛이 없어도 순하면서도 입맛을 착 붙게 하는
식혜가 오히려 더 친근한 느낌을 받는가 봅니다.

식혜는 삭는 시간이 걸릴뿐 어렵지는 않아요.
밥을 엿기름물에 삭혀서 끓이면 되니까요.


재료 - 찹쌀 2C, 물 1 1/2CC       
          엿기름 1C, 물 8 C + 4C
          실백(잣), 레몬, 설탕 1/2C

먼저 엿기름 1C을  따뜻한 물 8C에 풀어 놓습니다. 

한 곳에 가만히 두었다가 가라앉혀서 웃물만 따라야 하니까
밥솥 옆에 놓아둡니다.

찹쌀 2C에 물 1 1/2 C을 붓고 고두밥을 짓습니다.
밥이 다 되었으면 엿기름 웃물을 조용히 밥에 붓고 주걱으로 밥이 잘 삭도록
살살 고루 저어놓고 뚜껑을 덮고 계속 보온상태로 둡니다.

웃물을 따라낸 앙금엔 물 4 C을 부어둡니다.

최소 4시간 이상 두었다가 열어보면 밥알이 동동 뜨기 시작합니다.
밥알이 뜨지 않았으면 조금 더 두세요.
가라앉은 밥알을 손가락으로 비벼봐서 밥이 다 삭아서 섬유질만 남았으면
다 된겁니다.

밥알을 체에 바쳐 건지고서 

밥알에 아직 단물이 배어 있으므로
엿기름에 부어놓았던 웃물을 부어서 담물을 헹구어 식혜에 붓고
밥알은 찬물에 담갔다가 여러번 헹구어서 단물을  빼냅니다.

식혜국물에  설탕 1/2C을 넣고 팔팔 끓여서 식힙니다.
설탕을 전혀 넣지 않으려면 물을 붓지 않고 끓입니다.

 완전히 식은 식혜입니다. 밥알은 모두 가라앉았습니다.



멥쌀로 만들어서 밤새 가라앉힌  노란색 맑은 식혜입니다.

찌꺼기가 약간 텁텁하지만 약간 풍미가 더 있었습니다.

식혜와 헹구어 놓은 밥알을 따로 냉장고에 넣었다가
식혜를 담아 낼 때에 잣과 얇은 레몬조각을 띄우고 
마지막으로 헹구어놓은 밥알을 조금 떠서 띄우면 
예쁘게 흰 밥알 꽃이 식혜 위에 활짝 피어납니다.

식혜는 꼭 찹쌀이 아니라도 괜찮고, 또 고두밥이 아니라도 식혜는 됩니다.
다만 찹쌀이 멥쌀 보다는 잘 삭고, 맛이 좀 더 깨끗하고 빛이 좀 연합니다.

고두밥을 하는 이유는 식혜에 뜨는 밥알의 모양이 짧고 통통해야 예쁘기 때문입니다.
밥이 질면 밥알이 잘라지고 흐느러져 모양이 지저분합니다.

밥알을 헹구는 것은 비중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식혜가 달수록, 또 밥알은 많이 헹구어서 달지 않을 수록 잘 뜹니다.

식혜는 시간이 걸릴 뿐 어렵지는 않습니다.
식혜는 냉장고에 일주일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끓여놓지 않은 밥알은 이틀에 한번씩 물을 갈아줍니다.

식혜에 레몬을 곁들이면 환상의 궁합이 됩니다.
나 어릴적 그러니까 아주 옛날이죠. 추석에 식혜를 마실 때에는  잣과 함께 빨간 석류알이
몇개씩 들어있어서 색의 조화의 멋과 석류알이 입속에서 터지는 달콤새콤한 맛의 즐거움이
특별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사람은 식혜에다 생강을 넣기도 하는데 맛은 있지만 수정과가 생각나서 식혜의 영역을
넘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설탕을 넣는 대신에 단호박을 갈아서 넣은 것은 색도 곱고 맛도 좋더군요. 그런데 이것도
노란색인데다 걸죽하니까 처음엔 '이게 뭐지?' 하는 생소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이것도 식혜의 시원하고 순한 맛을 살리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되었어요.

아무튼 우리 고유의 자연음료 식혜는 섣불리 흉내 낼수 없는 독특하면서도 아무것에나 다 잘 어울리는 특별한 음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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