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6일 수요일

냉동 동태찌게 (Freezed Dongtae Jjige)

냉동 동태 찌게

가족들에게 즐거운 식탁을 마련해야 하는 주부들은 저녁이 되면 무얼 요리하는지가 
큰 문제입니다.  새로 장을 봐왔다던지.  또는 무얼 할 것인지가 이미 정해져 있으면 
신나는 일이 될텐데...
어떤 때는 적당한 메뉴가 잘 생각나지 않고, 또 마땅히 할 재료도 없을 때가 있죠. 
이럴 때는 아주 막막합니다.  
의욕이 나지 않고 하기도 싫지만 다른 방법이 없고, 또 꼭 하기는 해야겠을 때는 더욱.... 
그래서 공연히 짜증이 치밀다가는 심술까지 나기도 합니다.

날씨가 좀 차서 무슨 찌게를 하긴 해야겠는데 어쩌나! 
얼마 전에 남편에게 장을 봐올 것을 부탁했더니 동태 전감을 세팩이나 사왔어요. 
남자들을 시키면 이래서 문제죠.
그런데 한 팩으로 전을 부쳤더니 생선 살이 솜 씹는 듯, 맛이 하나도 없고 팍팍해요. 
두팩이 남았으니 이게 골치죠.

오늘은 바로 그 골치를 한팩 꺼내어 동태찌게를 만들어봤습니다. 
찾아보니 무가 먹다 남은 쪼가리가 있는데 바람이 들어서 흰 무늬가 졌습니다.
그래도 동태찌게에는 무가 꼭 있어야겠길래 이걸 썰어서 참기름을 아주 조 한방울만 
넣고  볶다가 물을 잠길만큼만 붓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무가 무르도록 끓였습니다.  
무가 익은 후에 국물을 찌어서 맛을 보니 씁쓸하고 무의 구린내가 났습니다. 
그래서 국물을 쪽 따라버리고 냉수에 헹궈서 건더기만 건져서 넣었더니 먹을 때에는
찌게국물이 배어들어서 맛이 좋았습니다. 

우선 냉장고를 뒤져서 모든 재료를 모았어요.

배추줄기는 세로로 길게 잎은 가로로 크게 잘랐어요. 
두부가 반쯤 얼어서 구멍이 숭숭 뜷렸는데 쫄깃거려서 오히려 좋아요.
빨간 피만은 쌀때에 사서 씨를 빼고 얼려두었다가 조금씩 꺼내서 쓰면 음식의 색을 살려서 
보기에 좋습니다.
국물을 시원하게 하려고 굴을 두개 넣기로 했어요. 그리고 갈아서 얼려둔 마늘 한쪽. 
그리고 팽이버섯이 좀 적지만 그런대로... 그대신 양파도 없으니 파를 많이 넣기로 했습니다.

얼어빠져서  보기에도 벌써 맛이 없어보입니다. 


그래도 동태는 살이 특유의 씹는 맛이 있어서 국물을 맛있게 하면 먹을 때는 
심벅거리던 살도 국물을 머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국물은 멸치국물을 내서 무가 잠길만큼만 넣고 (국물을 많이 잡으면 안됩니다. 
동태에서 물이 생기니까) 끓으면 고추장과 소금으로 심심하게 간을 하고 칼칼하게 
고추가루도 한술 넣었습니다. 
거기다  마늘, 생선과 굴, 배추, 파, 팽이버섯순으로 모든 재료를 다 넣고 끓어오른다음 
거품을 걷고 간을 보니 좀 심심한 느낌예요. 이럴때에 참 좋은것이  향신간장입니다. 
향신간장을  조금  넣었더니 기가 막힌 칼칼하고 시원한 맛있는 동태찌개가 되었습니다. 

생선토막은 보이지 않지만 손님상이 아니니 문제 될 게 없습니다.
500그램 동태전감으로 두그릇 동태찌개가 훌륭하게 되었습니다.  

그릇에 뜰 때는 살이 부서지지 않도록 젓지 말고 그냥 폭폭 퍼담습니다.

어때요? 
하기 싫은데도 억지로라도 힘을 내서 궁리해가며 했더니 저녁상에서 남편이 엄지손가락을 
쭉 치켜들면서 웃으니까 충분히 보상받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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